록소나 내전 제 1장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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리디아 샤펜은 활의 명수였다.
바람을 가득 안고 날아간 그녀의 화살은 작은 벌레의 더듬이도 맞출 수 있을 정도였다.
그런 그녀가 최강의 검사 루클리스 앞에 섰다.
그녀는 숨을 멈추고 천천히 활시위를 당겼다.
리디아 샤펜이 연인이었던 루클리스를 적수로 마주하게 된 건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었다.
{np}뼛속까지 시리던 어느 겨울이었던가.
카듀멜 국왕의 폭정은 도를 넘어서기 시작했다.
계속되는 노역, 굶주리는 사람들, 부패한 영주들, 무능하고 난폭한 국왕..
루클리스는 왕국의 참혹한 실정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었다.
반란.
록소나의 모든 이들은 루클리스가 찬란한 승리를 거두고 돌아오리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.
{np}계절은 다시 돌아 봄이 왔건만, 루클리스의 기세는 꺾일 줄 몰랐다.
루클리스는 왕국군과 결탁한 도적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 있다는 정보를 손에 넣었다.
왕국군은 도대체 어디까지 썩었단 말인가..
루클리스는 부하들을 이끌고 그 마을을 치기로 결심했다.
{np}기껏 도적 무리를 상대하는 일이었건만, 알 수 없는 긴장감에 손이 저리도록 검을 꽉 쥐었다.
갑자기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몇 명의 동료가 가슴에서 뜨거운 피를 뿜으며 쓰러졌다.
그와 동시에 루클리스와 그의 부하들은 함성을 내지르며 마을로 달려들어갔다.
전투 개시를 알리는 뿔피리는 필요 없었다.
{np}그들은 촌민 같지 않은 궁술과 무예를 지니고 있었다.
루클리스가 품고 있던 일말의 의혹도 사라졌다.
역시 보통 도적은 아님이 확실하리라..
루클리스는 검을 쥔 손을 고쳐잡았다.
시간이 지나면서 뭔가 이상하다는 낌새를 챘으나, 이미 엄청난 전사자가 발생한 뒤였다.
어둠 속에서 피가 튀고 뼈를 부수는 처절한 전투가 계속되었다.
전투는 결국 루클리스의 승리로 끝났으나 알 수 없는 찜찜함이 피 맛처럼 감돌았다.
그 곳이 리디아 샤펜의 고향임을 알게 된 건 나중의 일이었다.

Description

록소나 내전을 기록한 첫 번째 책입니다. 읽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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