라이마의 천년전 1권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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눈을 뜬 라이마는 잠시 마음을 가다듬었다.
마음을 가다듬자 창조신에게서 부여 받은 신의 몸 역시 안정 되기 시작했다.
아직 자아내지 않은 운명들의 실타래를 낱낱이 살펴 미래를 내다보는 일은 쉽지 않았다. 그러한 미래는 아직 자아내지 않았기에 또한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연약한 것이었으나,반대로 반드시 다가오기 마련이었고,그것이 눈앞에 왔을 때는 무척 피하기 어려웠다.{np}비록 여신이라 할지라도 창조신께서 설정하신 우주적 법칙에서 자유롭지는 않았다.아니 오히려 대개의 경우 여신들은 그 법칙의 수호자이기에 더욱 그것에 종속된다고 볼 수 있었다.
그러나 라이마는 아직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생각하여 정리를 서둘렀다.자신이 본 예지에 의하면 시간이 모자라지는 않지만,그녀의 상대가 상대인 만큼 미래를 본다고 안심할 수는 없었다.{np}절벽에서 떨어지는 인간도 미래를 안다.피할 방법이 없을 뿐이다.
하지만 그렇다고 침착함을 잃고 놓치는 것이 있다면,그 후회 역시 천 년을 갈 것이기에 라이마는 서두름과 꼼꼼함 사이에 균형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.{np}이윽고 자신의 거소를 떠날 준비를 마쳤다고 생각한 라이마는 너무나 오랜 세월을 지내와 세상의 그 어느 곳보다도 더 정이 든 자신의 거소를 다시 둘러보았다.
자신이 내다본 미래가 맞다면,그리고 그 예지가 반드시 맞아야 하기에 족히 천 년 정도는 돌아올 일이 없는 장소였다.
따라서 천 년의 그리움이 될 장소를 다시 한 번 눈에 담으려는 눈동자에는 깊은 서정성이 어렸지만,라이마의 심중에서는 이렇게 기억을 유지하려는 노력 자체가 비합리적이란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.{np}모든 것이 계획대로라면 자신은 천년의 그리움을 계속 쌓아갈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고 반드시 그래야 했다.
라이마는 깊은 한 숨을 내쉬며 손을 들어올려 사방의 벽면에 빛으로 쓴 듯한 전언을 남기기 시작했다.
각각 필요한 자들에게만 보일 전언이 벽면에 나뉘어 쓰여졌고,그나마도 곧 그 빛을 잃어가며 보통의 벽면으로 돌아갔다.각기 다른 자들이 나중에 볼 별도의 전언을 적자 더 이상 이곳에서 할 일은 없었다.{np}예지에 따르면 그녀가 떠난 후 이곳을 가장 먼저 찾는 것은 이제 사이가 벌어진 자매인 길티네가 될 것이었다.
미련이 남아 길티네에게 남길 전언도 감춰두었으며, 그녀가 이 방에 올 때 보여지도록 해두었지만,과연 길티네가 그 전언을 존중할지는 의문이었다.
그래도 미련이 남아 그런 것을 남긴 자신을 스스로 동정하며 라이마는 자신의 거소를 나와 천 년의 여정을 시작하였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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라이마에 관한 오래된 이야기. 마우스 우클릭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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